
요즘 반도체 뉴스만 보면 미국과 한국 얘기가 꼭 같이 등장한다.
그런데 같은 반도체 이야기인데도 두 나라가 완전히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 늘 이상했다.
미국은 자꾸 ‘지배’, ‘통제’, ‘전략자산’ 같은 단어를 쓰고,
한국은 ‘기술력’, ‘공정 미세화’, ‘양산’ 같은 말에 집중한다.
같은 업종인데, 이렇게까지 방향이 다른 게 가능한가?
혹은, 이건 전략이 다른 게 아니라 ‘생각의 방식 자체’가 다른 건 아닐까?
이번 글은 그 궁금증을 끌어안고 정리해 보면 운영자 개인의 관찰 메모다.
객관적인 정리도 아니고, 누가 더 낫다는 평가도 아니다.
그저 나는 이 차이가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지고 있다.
미국은 왜 ‘칩’을 전략무기처럼 다루는 걸까?
요즘 미국은 AI 반도체를 이야기할 때마다 ‘안보’나 ‘패권’ 같은 단어를 같이 붙인다.
기업들이 발표하는 기술 자료 말고, 정부나 정치권에서 나오는 메시지를 보면 더 그렇다.
몇 달 전 어떤 자료를 보다가,
“AI 칩 기술은 핵심 군사자산 수준의 통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문장을 읽고 잠깐 멈췄다.
그게 단순한 과장인지, 진짜 의도가 담긴 건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리고 생각해 봤다.
미국은 왜 그렇게까지 칩을 ‘전략물자’처럼 생각할까?
하나의 이유는 설계 기술과 시스템 통제권을 쥐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칩을 직접 찍어내지 않더라도, 기술의 규칙을 만들 수 있다면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는 믿음.
그런데 개인적으로 더 걸렸던 건,
이런 전략이 기술 발전이 아니라 통제의 논리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공급망을 다변화하자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우리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듯한 느낌.
그래서일까. 미국의 반도체 정책은 언제나 정치와 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인다.
조금 과장하자면, 엔비디아가 움직이기 전에 백악관이 먼저 움직이는 구조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은 왜 ‘기술’보다 ‘생산’을 말하는가?
한국은 반대로 생산 중심의 전략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그게 잘못됐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런데 가끔은, 너무 익숙해져서 더 이상 질문하지 않게 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공정을 얼마나 미세하게 깎았는가’
‘삼성이 EUV 장비를 몇 대 더 들여왔는가’
‘하반기 양산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는가’
이런 뉴스들은 성과지표처럼 자주 등장하지만,
정작 그 생산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걸렸다.
'왜 만들고 있지?'라는 질문이 잘 안 보인다는 점.
한국은 반도체 생산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동시에 AI 시스템 전반을 설계하는 구조에서는 조용한 편이다.
제조는 하되, 주도는 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
그게 기술력 부족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전략적 질문 자체를 다르게 던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미국은 "이 기술로 무엇을 통제할 것인가"를 먼저 묻고,
한국은 "이 기술을 얼마나 잘 만들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 차이는 지금보다 훨씬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처럼 ‘기술 + 데이터 + 운영’이 하나로 엮인 분야에서는.
둘 중 누가 맞는 게 아니라, ‘다르게 보는 방식’이 존재한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결국 설계와 생산이 함께 가야 진짜 경쟁력이 생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정답이라기보다는 이상적인 구조일 뿐이다.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미국은 ‘못 만드는 걸 만든다고 하지 않고’,
한국은 ‘안 주도하는 걸 주도한다고 하지 않는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다.)
내가 흥미롭게 보는 건 이런 구조다.
같은 기술인데, 왜 두 나라는 전혀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을까?
이게 단순한 산업 전략의 차이라면,
앞으로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기술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거라면,
그건 생각보다 훨씬 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이번 글은 정리하려고 쓴 게 아니다.
그보다는, 계속 반복되는 뉴스 속에서
내가 자꾸 걸리는 그 지점을 붙잡아 본 글이다.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주제를 다른 방향에서 본다는 게 무엇을 바꾸는가
그게 지금 내 안에서 생긴 질문이다.
이런 내용에 관심 있으신 분,
혹은 다른 관점에서 보고 계신 분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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