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했던 일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첨단 반도체 경쟁 격화 속에서 일본은 기술 재건과 산업 부활을 위한 본격적인 ‘반도체 회복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본 글에서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과거와 현재, 회복을 위한 핵심 정책과 기술 전략,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내 일본의 위치 재정립 과정을 심층 분석합니다.
과거의 영광과 추락 – 일본 반도체 산업의 역사적 흐름
1980년대 일본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막강한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자랑했습니다. 도시바, 히타치, NEC 등 일본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했으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미국과의 반도체 협정, 버블 붕괴, 내수 위주 정책, 기술 추격 등으로 일본 반도체 산업은 급속히 쇠퇴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 TSMC 등의 부상으로 일본은 점차 경쟁력을 상실했고, 메모리와 파운드리 중심 시장에서 밀려났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소재, 장비, 정밀 공정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 산업 재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산업 정책 – 반도체 부활의 핵심 엔진
2020년대 들어 일본 정부는 ‘반도체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다시 자리매김하고자 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TSMC 일본 공장 유치가 있으며, 이를 위해 약 5조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투입했습니다.
또한 Rapidus라는 국산 첨단 반도체 기업을 설립해 2nm급 공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IBM과의 기술 협력도 진행 중입니다. 마이크론, Kioxia,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일본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세제 혜택과 인프라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장기적인 기술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위치 재정립 – 기술력과 신뢰로 승부
일본은 EUV 부품,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 공정 기술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일본이 다시 중요한 기술 허브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또한 미국, 대만, 한국과의 공급망 협력도 강화되고 있으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소부장’ 기술의 내재화와 첨단 공정 R&D 확대는 일본이 단순 부품 공급국을 넘어 핵심 기술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일본은 기술력, 신뢰성, 글로벌 협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시금 반도체 산업의 중심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일본의 반도체 회복 전략은 산업 재건을 넘어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경제 안보를 실현하려는 전환점입니다. 일본의 행보는 앞으로 세계 반도체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우리는 그 변화의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