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I 반도체 종류와 특징

by Semi AI Brief 2025. 12. 28.
반응형

AI 반도체 종류와 특징 관련 이미지

처음 AI 반도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졌다. GPU는 익숙한데 TPU는 낯설고, ASIC은 더 멀게 느껴졌다. 같은 AI를 돌리는데 왜 이렇게 이름이 많은지, 굳이 나눌 필요가 있었는지도 잘 와닿지 않았다. 이 글은 바로 그 혼란에서 시작한다.

GPU가 여전히 중심에 있는 이유

생각해 보면 GPU는 원래 AI를 위해 태어난 존재는 아니다. 그래픽 처리를 빠르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반도체였고, 그 구조가 우연히도 AI 연산과 잘 맞았다. 동시에 많은 계산을 처리하는 방식이 신경망 연산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점이 GPU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이미 존재하던 하드웨어가 새로운 용도로 확장되면서, AI 초기 생태계의 표준처럼 자리 잡았다. 개발 도구와 환경도 빠르게 따라붙었다. 그래서 지금도 GPU는 AI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다.

다만 여기서 망설임이 생긴다. GPU가 정말 AI에 최적화된 구조인가, 아니면 우리가 익숙해서 계속 쓰고 있는 것일까. 성능은 강력하지만 전력 소모와 비용을 생각하면 항상 최선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해 보인다.

TPU라는 선택이 의미하는 것

TPU를 떠올리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다. 처음부터 AI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반도체라는 점에서 출발선이 다르다. 특히 특정 연산 패턴에 집중해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이런 구조는 분명 매력적이다. 같은 작업을 하더라도 더 적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고, 응답 속도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대규모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환경에서는 이런 차이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TPU는 선택의 결과처럼 보이기도 한다. 범용성을 일부 포기하고, 특정 환경에 맞춰 최적화를 택한 구조다. 그래서 “모든 곳에서 쓸 수 있다 끼보다는 “특정 상황에서는 아주 잘 맞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ASIC이 주는 가장 극단적인 인상

ASIC이라는 단어를 보면 생각이 한 번 더 멈춘다. 특정 목적만을 위해 설계된 반도체라는 설명은 이해되지만, 동시에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잘 만들면 최고의 효율을 얻을 수 있지만, 방향을 잘못 잡으면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 점이 ASIC의 가장 큰 특징처럼 보인다. 유연성 대신 확실한 성능을 택한 구조다. 반복되는 작업, 변하지 않는 연산 패턴에서는 강력하지만, 환경이 바뀌면 바로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그래서 ASIC은 언제나 “확신이 있을 때만 가능한 선택”처럼 느껴진다. 모든 AI 서비스나 제품에 어울린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조건이 맞아떨어질 경우, 다른 선택지들과는 비교하기 힘든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왜 이렇게 나뉘게 되었을까

여기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굳이 GPU, TPU, ASIC처럼 나눌 필요가 있었을까. 하나의 강력한 반도체로 통합하는 방향은 불가능했을까.

아마도 답은 “환경이 너무 달라졌다”에 가까운 것 같다. AI가 쓰이는 장소와 목적이 너무 다양해졌고, 하나의 구조로 모든 요구를 만족시키기 어려워졌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에지, 모바일 환경은 각자 다른 기준을 요구한다.

이 차이가 반도체 구조를 갈라놓았다. 성능만 볼 것인지, 전력 효율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비용과 안정성을 중시할 것인지에 따라 선택은 달라진다.

어떤 선택이 더 나은가에 대한 망설임

여전히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GPU, TPU, ASIC 중 무엇이 정답인가. 그런데 이 질문 자체가 조금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각 구조는 서로를 대체하기보다는, 다른 상황을 담당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누가 이길까”보다는 “어디에 쓰일까”를 묻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다만 이 분화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기술은 종종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합쳐지거나, 전혀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AI 반도체의 종류를 나누는 일은 정답을 찾기 위한 작업이라기보다, 현재 기술이 어디쯤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에 가깝다. GPU, TPU, ASIC은 각자 다른 고민에서 출발했고, 다른 문제를 해결하려는 선택이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하나를 최고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어쩌면 AI 반도체의 가장 큰 특징은, 아직도 방향을 찾아가는 중이라는 점일지도 모르겠다.

반응형